[칼럼 20/20] 의무와 자율의 딜레마

공동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의무로 규정해 구성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거나 또는 자율에 맡겨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의무화는 수용자 입장에서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강제성이 따른다. 반면 자율은 스스로 결정해 선택한다. 의무와 자율이 상치되면 공동체 목표는 희석되고 구성원간 갈등은 심화된다.

UC계에 이어 캘스테이트(CSU) 대학도 학생과 교직원의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백신이 연방 식품의약국(FDA)의 정식승인을 받을 때까지 의무화를 유보할 계획이었지만 캠퍼스 안전을 위해 전격 결정했다.

대학뿐 아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가주 공무원과 의료 종사자의 접종 의무화를 발표했다. 29일 조 바이든 대통령도 모든 연방 공무원과 계약업체 종사자들이 의무적으로 접종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결정으로 정부기관과 교육계를 중심으로 백신 의무화가 시작됐고 향후 다른 분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접종 의무화 조치가 잇따라 취해지면서 ‘강제성’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FDA에서 공식승인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접종을 의무화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지난해 12월 FDA는 백신을 ‘정식(Full Approval)’이 아닌 ‘긴급사용 승인(Emergency Use Authorization·EUA)’으로 허가했다. 긴급사용 승인은 정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 의무화 반대자들의 주장이다. 임시 승인이라 법적인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정식승인과 EUA는 절차상 차이만 있을 뿐이다. 정식승인은 시험 과정을 거쳐 승인된 후에 생산, 배포의 순서로 진행된다. 반면 EUA는 시험과 생산을 동시에 한 후 승인되면 즉시 배포를 시작한다. 3번의 임상시험은 동일하다. 단, EUA는 승인 즉시 미리 생산된 제품을 배포하는 반면 정식승인은 승인과 라이선스 부여 과정을 거친 후에 생산, 배포한다.

긴급 사용을 승인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백신 사용의 이점이 위험성보다 많다는 사실을 입증해야만 한다.

임시 사용이 허가된 화이자, 모더나 등의 백신은 정식승인 절차를 남겨 놓고 있다. 늦어도 내년 1월까지는 정식승인을 받겠지만 의료 관계자들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BC뉴스는 이번 주 초 백신이 정신승인을 받으면 접종 의무화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방송은 정식승인으로 법적인 걸림돌이 제거되면 정부기관과 관공서는 물론 일반 기업의 직원들에게도 접종을 의무화하는 근거가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긴급사용 승인은 백신을 대신할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내려진다. FDA의 정식승인 기준에 맞춰 시험하고 테이터를 분석하기에는 사태가 심각한 경우다. 임시 승인된 코로나 백신은 문제가 있을 경우 승인이 취소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백신이 공급된 후 이제까지의 데이터는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백신 의무화를 발표하면서 “접종 거부라는 개인적인 선택이 다른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며 미접종으로 인한 코로나 확산을 경고했다. 캐슬린 시벨리우스는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더 많은 국민이 접종할 수 있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며 “접종률을 높이는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은 각자 선택의 문제다. 하지만 그 선택이 공동체 목표 달성에 지장이 된다면 더 이상 개인적인 문제일 수 없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자율적인 행동은 사실에 기반한 이성적인 판단에서 출발한다고 설명한다. 무수한 소문과 음모론에도 접종의 성과는 ‘사실’로 증명되고 있다. 자율적인 백신 접종은 충분히 이성적인 행동이다.

김완신 / 논설실장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PlusNews

오늘의 핫이슈

Video News

핫딜 더보기

이 글을 공유하려면 링크를 복사하여 붙여넣으세요.
복사를 누르시면 자동 복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