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칼럼] ‘부리토 데이’와 ‘김치 데이’

지난 1일, 한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던 지인이 점심을 먹자는 문자를 보냈다. ‘전국 부리토의 날(National Burrito Day)’이니 오랜만에 만나서 멕시칸 음식을 먹자는 내용이다. 만우절 장난으로 넘겼더니 진짜란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사실이었다. 인터넷 주요 푸드 사이트에서는 이날을 기념해 다양하게 부리토를 만드는 요리법을 소개하고 있었다. 저렴하거나 색다른 부리토를 판매하는 레스토랑을 소개하는 곳도 있고, 거주지 인근 레스토랑에서 진행하는 기념행사도 홍보했다.

도대체 언제 어떻게 부리토의 날이 생겼는지 내친김에 인터넷을 뒤졌다.

부리토의 날은 매년 4월 첫째 목요일이다. 전국적인 행사를 소개하는 내셔널 데이 웹사이트는 “전 세계가 좋아하는 멕시칸 음식”을 알리기 위한 날이라고 소개했다. 부리토가 미국인 레스토랑에 소개된 건 1930년대. 부리토가 없는 날이 있다는 게 상상이 안 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고기에 치즈, 콩, 야채 등을 옥수수 가루나 밀가루로 구운 부꾸미 같은 토르티야에 두툼하게 싸서 먹는 부리토는 멕시칸들의 주요 음식이다.

‘부리토’라는 단어는 당나귀를 뜻하는 ‘부로(burro)’와 작다는 의미를 주는 단어(Ito)가 합쳐져서 유래한 것이다. 부리토가 당나귀로 만든 것도 아닌데 이런 이름이 유래됐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그럴듯한 설이 있다.

가장 유력한 얘기는 멕시코 치와와 지역의 노점상 후안 멘데스의 발명설이다. 멕시코 혁명이 일어나던 1910년대 멘데스는 자신의 음식이 식지 않게 밀가루 반죽을 납작하게 구워 만든 토르티야에 둘둘 싸서 작은 당나귀에 싣고 다니며 먹었단다.

그런데 토르티야에 싼 음식이 생각보다 너무 맛있자 그는 동네를 다니며 장사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팔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꾸 이게 무슨 음식이냐고 물어보길래 작은 당나귀도 갖고 다닐 수 있다는 음식이라는 뜻에서 ‘부리 또’라고 불렀다고 한다.

부리토의 날만 있는 게 아니다. 오는 8월 18일은 전국 파히타 데이(National Fajita Day), 9월 16일은 전국 구아카몰 데이(National Guacamole Day), 11월 6일은 전국 나초 데이(National Nachos Day)로 지정돼 있다.

그러고 보니 멕시칸 음식만 있는 게 아니다. 이탈리안 음식의 경우 스파게티의 날(1월 4일)도 있고, 핫 파스트라미 샌드위치 데이(1월 14일), 페투치네알프레도 데이(2월 7일), 라비올리 데이(3월 20일)가 있다. 중동 음식으로 알려진 병아리콩 으깬 것과 오일, 마늘을 섞은 중동 음식 후 무스(Hummus) 데이도 있고 스시 데이(6월 18일)도 있다. 베이글 데이(1월 15일), 팬케이크 데이(3월 1일), 햄버거 데이(5월 23일)는 유명하다.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우리도 만들어보자. 봄에는 나물을 먹는 ‘비빔밥 데이’, 겨울에는 김장을 소개하는 ‘김치 데이’ 아시안 문화의 달이 있는 5월은 ‘한복의 날’을 지정하는 거다. 음식과 전통 옷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각종 이야기와 이벤트를 준비해 홍보하자. 중국에서 김치와 한복을 자신들의 음식과 옷이라고 우겨도 별 수 없지 않을까. 한인 2~3세들도 정체성을 뚜렷하게 갖게 될 것이다.

교육연구소 부소장 장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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