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충성을 폄하하는 정치

지난 달 26일은 천안함이 침몰한 11주년 날이다. 지금까지 천안함 추모행사를 철저히 무시해오던 정권이 이번엔 대통령도 참석해 국민은 어리둥절했었다.

천안함은 엄연히 북한의 공격으로 침몰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모행사에서 북한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국방장관은 천안함 폭침을 “불미스러운 충돌, 우발적 사건”이라고 했다 군통수권자는 최근 북한이 쏜 순항,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도 “국민 우려가 크다…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대화 노력만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 위반을 적시하며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그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도발 직후 나온 한미 정상의 발언은 그 인식의 격차를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대통령의 입을 통해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폭침당했다는 말 한마디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대통령을 향해 북한의 김여정 입은 비아냥을 그치질 않는다.

자신을 사관학교 4학년 생도라고 밝힌 현역 대한민국 사관생도가 우국충정으로 대통령님께 고언을 올렸다. 그 글에서 지난 26일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국방부가 야당 정치인 참석을 한때 불허했던 것에 대해 “국가에 목숨을 바친 영령들을 기리는 추모 행사와 정치적 논란을 엮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며 영웅과 유가족에 대한 극도의 무례”라고 비판했다.

서해수호의 날이란 천안함 폭침,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에서 북한의 도발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키다 전사한 용사들을 추모하고 대한민국에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을 바친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1년에 단 하루뿐인 날이다. 조국에 목숨 바친 고귀한 영웅들을 기리는 국가적 추모 행사에 여야가 어디 있으며 정치 이념이 어찌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참 한심스럽다는 생각이다.

한 여당 정치인의 언행은 혀를 차게 한다. 그동안 천안함 행사에 논평 한번 내지 않더니 이번엔 “천안함 장병의 희생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천안함 폭침 당시 갖가지 음모론을 제기한 사람들이 사과나 반성 없이 갑자기 장병들을 영웅시 한다. 천안함 폭침 사건은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이 북한으로부터 공격받은 가장 심각한 사건이자 국가안보의 상징적 사건임을 알아야 한다.

이 정부는 그동안 일관되게 북한의 도발을 변호하고 북핵 미사일을 막는 사드 체계의 정상 운용을 방해해 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최근 방한 때 “사드 기지를 지금처럼 방치할 것이냐”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사드 기지에선 시위대의 저지로 4년째 주둔지 공사도 못 하고 한미 장병들이 컨테이너 등에서 온수·난방도 없이 생활하고 있다는 데 놀랐다고 한다.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자위권이라고 주장하는데 여권에서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임을 부인하는 이도 있었다. ‘목함지뢰 영웅'이라 불리는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얼마전 정부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재조사 논란에 대해 “북한이 왜 그리도 좋냐?”라고 분노했다. 어색한 추모의 말잔치와 옹색한 안보 이벤트…. 나라에 목숨 바치는 충성을 정치가 모독해선 안 된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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