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스토리] 한국식 먹방 미국서 떴다

MUK-BANG.
구독자 수백만 스타 줄줄이
낯선 한식 이질감 "저리 가"
코로나 시대 갇힌 일상 반영
대리만족·소통 창구 역할도

팬데믹 사태 가운데 한국식 먹방(먹는 방송)이 뜨고 있다.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 스타들은 한식을 아이템 삼아 방송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에서 활동중인 유명 먹방 스타들. [유튜브 캡쳐]
팬데믹 사태 가운데 미국에서도 ‘먹방(먹는 방송)’이 각광받고 있다.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 스타’가 나오는가 하면 방송도 웬만한 미디어보다 영향력이 크다.

현재 유명 먹방 스타로는 잭 최(Zach Choi·933만 명)를 포함, 후니비(HunniBee·448만 명), 비러브스라이프(Bloveslife·276만 명), 스테파니 수(Stephanie Soo·228만 명), 니코카도 아보카도(Nikocado Avocado·203만 명), 베로니카 왕(Veronica Wang·169만 명), 벤 딘(BenDeen·76만 명), 스티븐 스시(Steven sushi·52만 명) 등 다수가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먹방도 한류와 결합해 새로운 영역을 구축했다. 이들은 영어로 진행하는 방송임에도 한국어 발음인 ‘Muk-Bang’을 그대로 사용한다. ‘불닭’, ‘매운 떡볶이’ ‘매운맛 도전’ 등 한식 또는 한국산 인스턴트 음식 제품을 먹방 아이템으로 선보이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미국 먹방도 한류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식당 영업이 중단돼 외식이 여의치 않자 사람들은 먹방으로 몰리고 있다. 31일 영국 신문 메트로 역시 ‘락다운 시기에 사람들은 왜 먹방을 보는가’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식당 문이 닫히자 사람들은 집에서 요리를 해야 했고 음식에 대한 갈망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예로 ‘스티븐 스시’는 팬데믹 사태 전에는 방송 1회당 평균 조회 수가 4만5000회 정도였지만 봉쇄령 이후 조회 수는 방송 1회당 평균 10만 회가 넘는다. '벤 딘’의 경우 1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팬데믹 이후 30만 명까지 늘어났다.

먹방 아이템도 팬데믹 상황에 맞게 실용적으로 변하고 있다. 집에서 요리하는 경우가 늘자 조리법이 간단하고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패스트푸드를 해먹는 먹방 방송이 많아졌다. 그만큼 음식을 통해 시대적 환경과 유행을 재빠르게 읽는 것은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팬데믹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먹방은 소통과 공감의 창으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사람들은 먹방을 보면서 자신에게 내재한 식욕 확인, 대리 만족, 금기에 대한 반항, 타민족 음식에 대한 궁금증 해소 등 다양한 요소로 인해 신드롬을 형성한다.

비러브스라이프의 베다니 개스킨(45)은 3년 전 먹방 채널을 시작해 2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개스킨은 “먹는다는 건 내 얼굴에 얼마든지 소스가 묻을 수 있고 ‘후루룩’ 소리, 트림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내가 먹는 것을 통해 시청자가 음식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했으면 한다. 이 방송을 통해 식이장애를 가진 이들이 용기를 얻고 있다. 자폐아와 소통도 한다”고 말했다.

먹는 행위는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을 갖게 한다. 배가 부르고 나면 죄책감까지 갖는다. 이는 음식을 금기시하고 먹는 것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한다.

먹방 유투버 베로니카 왕(28)은 음식을 맛있게 먹어도 얼마든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왕은 “음식을 제한하는 건 문화를 제한하는 것이다. 먹방을 본다는 건 어쩌면 그 경계선을 무시하고 싶다고 호소하는 것”이라며 “‘조금만 먹어도 나는 살이 쪄요’라는 댓글에 나는 용기를 북돋아준다. 추첨을 해서 오히려 시청자와 함께 먹방도 한다"고 전했다.

먹방도 진화한다. 최근에는 설명을 생략하고 음식에 대한 비주얼과 소리에만 집중하는 'ASMR(자율감각 쾌락 반응)’ 먹방 콘텐트가 인기다. ASMR 버전의 먹방은 사운드가 워낙 섬세하기 때문에 단순히 음식을 씹는 소리를 넘어 요리 재료의 미세한 식감까지 귀로 느끼는 재미가 있다.

캘스테이트대학 에블린 서 박사(심리학)는 “함께 음식을 먹는 일은 역사적으로 교감이고 소통이었다. 팬데믹으로 우리의 일상이 멈췄는데 먹방은 외로움 속에 음식으로 교감하는 창구가 된 것”이라며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건강의 중요성 때문에 먹는 행위는 까다로워졌고 예절이나 에티켓 때문에 제한되는 요소가 많다. 먹방의 인기는 어쩌면 ‘금지된 스릴’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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