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의 외주화’ 안전 책임·비용은 원청업체가 맡도록…공정위, '하도급 갑질' 손본다

방송콘텐트도 제작한 외주업체가 저작권
공정위, '표준하도급계약서' 재개정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달 18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추모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고(故) 김용균씨 사망 사고로 논란을 일으킨 ‘위험의 외주화’ 관련, 하청업체의 안전 관리비용은 원사업자가 부담하도록 바뀐다. 방송업계 ‘콘텐트 저작권 갑질’을 막기 위해 저작권은 기본적으로 하청업체가 갖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제ㆍ개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주로 하도급 계약을 맺을 때 원청업체가 하도급 업체에게 부당한 비용을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개정안의 핵심이다.

개정안은 사망사고 등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조선업ㆍ해외건설업ㆍ제지업 등 9개 업종에 대해 안전관리 책임 주체가 원사업자임을 명시하도록 했다. 또 안전 관리 업무에 들어가는 비용도 원사업자가 부담토록 했다.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안전장치 성격이다. 원사업자가 하도급 대금을 주지 않을 경우 하청업체가 점유하고 있는 원사업체 물건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방송업계 고질로 지적된 콘텐트 저작권 문제도 손봤다. 기존엔 원사업자가 하청업체가 만든 방송 콘텐트에 대해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다. 개정안은 하청업체가 만든 콘텐트의 지식재산권을 원칙적으로 하청업체가 가져가도록 했다. 간접광고로 인해 콘텐트에서 수익이 났을 경우 원청-하청업체가 사전 협의한 비율대로 배분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원사업자가 특정 보증기관 이용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던 정보통신공사 업종에서 이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건설폐기물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은 원사업자가 내도록 했다.

이 밖에도 ▶경비업종에서 하청업체가 업무에 쓰는 작업 도구를 원사업자가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고 ▶가구제조업종에서 원사업자가 하청업체에게 부당한 반품을 남발하지 않도록 하고 ▶해외건설 현장에서 하도급업체와 소송이 발생했을 경우 현지 법에 따르도록 한 것을 한국법과 현지법 중 더 유리한 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제지업종에서 원사업자가 특수가공 처리방법 등 기술지도를 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을 원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공정위는 올해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ㆍ구축 업종에서도 표준계약서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동원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기존에 하청업체가 제기해 온 애로사항을 표준계약서에 반영해 보다 공정한 거래 조건에서 원청-하청 사업자 간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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