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공화당 초강경 이민법 추진

이민 문호 대폭 축소 등
트럼프 노선과 마찰 빚어

연방하원 공화당이 초강경 이민법을 추진하고 있어 최근 민주당과 초당적 타협을 모색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선과 마찰을 빚고 있다.

밥 굿레이트(버지니아) 하원 법사위원회 위원장과 마이클 매콜(텍사스)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 등 하원 공화당 중진의원 6명은 10일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 강화와 합법 이민 문호의 급격한 축소 등을 골자로 하는 이민법안(HR4760)을 상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와의 백악관 회동 끝에 초당적인 포괄적 이민개혁안을 진행시키기로 한 지 불과 하루만이다.

하원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의 멤버이자 법안 공동발의자인 라울 래브레이더(아이다호) 의원은 “이 법안은 공화당 의원들을 뭉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법안”이라며 “의원 총회에서 과반의 지지를 획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안은 ▶모든 고용주가 합법 근로자만 채용하도록 인터넷 기반의 전자고용인증(E-Verify) 시스템 사용을 전면 의무화하고 ▶이른바 ‘피난처 도시’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금을 중단함으로써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하며 ▶국경 부근에서 부모와 함께 체포된 미성년 불체자들도 이민 구치소에 수감할 수 있도록 하고 ▶추방 후 다시 밀입국한 이민자 범죄자에 대한 형사 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남부 국경 장벽 건설 등 국경 보안 강화 조치에 총 3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반면 추첨영주권 제도를 폐지하고 배우자나 미성년 자녀를 제외한 모든 가족 초청 이민을 중단해 이민자 유입을 25%가량 줄이며, 불체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 수혜자들에게는 시민권 취득 기회 없이 무제한 갱신 가능한 3년짜리 노동허가만 제공하는 것으로 제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법안을 올 가을 치러질 중간선거를 의식한 공화당 일부 의원들의 보수 유권자 달래기용 제스처라고 보고 있다.

이민정책에 대한 초당적인 합의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제기된 이 법안이 하원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며, 하원을 통과한다 해도 60표의 찬성표를 필요로 하는 상원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상원 공화당 의석 수는 51석에 불과하다.

굿레이트 위원장도 1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초점은 이러한 입장이 하원 내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혀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더 부각시켰다.

한편 하원과 달리 상원에서는 DACA 수혜자 구제와 관련해 초당적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 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의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상원의원은 11일 “양당의 상원 대표들로 구성된 그룹이 사실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DACA 수혜자인 ‘드리머’들의 구제에 대한 반대 급부인 국경 보안 강화 조치의 규모를 둘러싼 마지막 조율만이 남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민주당 로버트 메넨데즈(뉴저지) 의원의 대변인은 “초당적 합의에 매우 근접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최종적으로 합의된 내용은 아무 것도 없다”며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양측은 현재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언급됐던 4가지 현안인 DACA 수혜자 구제, 국경 보안 강화 패키지, 추첨영주권 폐지, 가족이민 축소를 놓고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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